신경전달물질은 뉴런 간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생체 화학물질로, 우리의 기분, 사고, 행동, 인지 기능에 깊이 관여합니다. 하지만 이 물질들이 정상적인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다양한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대표적인 정신질환인 우울증, 조현병,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와 이들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신경전달물질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고, 해당 균형이 깨졌을 때 나타나는 신경생리학적 결과를 설명합니다.

우울증: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의 결핍
우울증은 대표적으로 세로토닌(Serotonin),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그리고 경우에 따라 도파민(Dopamine)의 불균형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세로토닌은 기분 안정, 식욕, 수면, 통증 조절 등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는데, 그 수치가 낮아지면 무기력, 우울감, 불면증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노르에피네프린은 각성과 집중을 높이고 스트레스에 반응하게 하지만, 이 역시 결핍될 경우 주의력 저하, 에너지 감소, 의욕 상실 등의 증상을 유발합니다.
대부분의 항우울제는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의 재흡수를 막아 시냅스 간극에서 그 농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대표적인 약물인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세로토닌만을 대상으로 하며, SNRI는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모두를 조절합니다. 이는 우울증이 단순히 "기분 문제"가 아닌 신경화학적 불균형이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과 세로토닌 생성의 관계나 유전적 요인에 따른 수용체 민감도 차이도 연구되며, 우울증의 다면적인 원인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유전적으로 세로토닌 수용체의 민감도가 낮거나, 신경세포 내 세로토닌 합성 효소의 발현량이 떨어지는 경우 우울증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세로토닌 분비를 억제하고, 시냅스 연결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통해 우울증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처럼 우울증은 단순한 신경전달물질 농도의 문제를 넘어, 신경 회로의 구조적 변화와도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복합적이고 장기적인 치료 접근이 필요합니다.
조현병: 도파민 과활성과 글루탐산 이상
조현병은 현실 감각의 왜곡, 환각, 망상, 사고 장애 등 심각한 증상이 동반되는 정신질환으로,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도파민의 과잉 활성화입니다. 특히 측좌피개로(mesolimbic pathway)에서의 도파민 증가가 양성 증상(환청, 망상 등)과 연관되며, 전전두엽(mesocortical pathway)에서의 도파민 감소는 음성 증상(무감정, 의욕 저하 등)과 관련이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글루탐산(Glutamate)이라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이 조현병과 관련되어 있다는 연구가 활발합니다. 글루탐산 수용체(NMDA 수용체)의 기능 저하가 나타나면, 전두엽 피질의 신경활동이 억제되어 사고력과 현실 감지 능력이 저하된다고 보고됩니다. 이는 기존의 "도파민 가설"을 보완하는 "글루탐산 가설"로 제시되며, 항정신병 치료의 새로운 접근점이 되고 있습니다.
기존 치료제는 대부분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는 방식(예: 할로페리돌, 리스페리돈)이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추체외로계 부작용(예: 근육경직, 떨림)이나 음성 증상 개선의 한계가 문제로 지적됩니다. 이러한 부작용은 약물의 장기 복용 시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으며, 일부 환자는 약물 복용을 중단하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도파민 조절과 동시에 글루탐산계를 조율하거나, 새로운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는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염증 반응, 산화 스트레스, 뇌 발달 과정에서의 신경 연결 이상 등 다양한 요인들이 조현병의 병태생리에 추가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이 제안되고 있으며, 통합적 모델이 점점 주목받고 있습니다.
ADHD: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저활성
ADHD는 주의력 부족, 과잉행동, 충동성 등으로 나타나는 신경발달장애로, 특히 아동과 청소년에서 많이 진단되지만 성인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 질환은 주로 전전두엽과 선조체 간의 신경 회로에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기능 저하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도파민은 동기부여와 보상 예측에 관여하고, 노르에피네프린은 주의력 유지와 정보 필터링에 영향을 줍니다.
이 두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원활하지 않으면, 외부 자극에 쉽게 산만해지거나 행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특히 시냅스 간극에서의 재흡수가 너무 빠르거나, 수용체 민감도가 낮은 경우, 신호 전달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증상이 심화됩니다.
치료제는 이러한 불균형을 조절하기 위해 작용합니다. 대표적으로 메틸페니데이트(예: 콘서타, 리탈린)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차단하여 시냅스 내 농도를 증가시킵니다. 또 다른 약물인 아토목세틴(스트라테라)은 주로 노르에피네프린에 작용하여 주의력 개선에 도움을 줍니다.
최근에는 비약물적 치료, 즉 인지행동치료나 뉴로피드백 훈련, 주의력 게임, 명상 훈련 등도 병행되며, 뇌 기능 조절과 행동 교정을 동시에 추구하는 다중 접근법이 권장됩니다. 특히 부모 교육, 교사 연계 관리, 일상생활 루틴 훈련 등이 병행될 때 치료 효과가 크게 향상됩니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장기적인 ADHD 증상 완화가 뇌 구조 변화와 연관되어 있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으며, 이는 신경전달물질의 조절이 단기 증상뿐 아니라 장기적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은 우리의 감정, 사고, 행동을 조절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글루탐산 등 주요 물질들의 과잉 또는 결핍은 각각 우울증, 조현병, ADHD와 같은 정신질환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질환에 대한 깊은 이해는 단순한 약물 투여를 넘어, 신경화학적 기전, 회로 수준의 분석, 유전자 및 환경 요인을 포함하는 통합적 접근을 가능하게 합니다. 앞으로의 연구와 치료 기술 발전은 보다 개인 맞춤형 정신건강 관리로 나아가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