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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기 신호의 의미 해석과 한계점 (뇌파, 자발신경활동, BOLD)

by 유익팩토리 2026. 1. 6.

최근 뇌과학 및 정신의학 분야에서 휴지기 기능적 자기공명영상(resting-state fMRI)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과제를 수행하지 않는 상태, 즉 ‘휴식’ 상태의 뇌 활동을 관찰함으로써 뇌 네트워크 간의 기능적 연결성(functional connectivity, FC)을 평가하는 기법입니다. 특히 뇌질환의 조기 진단, 의식 상태 연구, 인공지능 기반 진단모델 개발 등에 적용되고 있으며, 자발적인 신경 활동과 BOLD 반응 간의 연관성을 통해 복잡한 뇌 기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법은 그만큼 해석상의 한계와 오해를 내포하고 있기도 합니다. 본 글에서는 휴지기 fMRI에서 관측되는 BOLD 신호의 의미, 자발신경활동의 해석, 그리고 해석 시 주의해야 할 기술적·이론적 한계를 다룹니다.

뇌파와 자발신경활동: 휴지기에서도 활동하는 뇌

뇌는 외부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도 계속해서 신호를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자발신경활동은 전통적인 EEG(뇌파)나 MEG 연구에서도 관찰되었으며, 뇌의 기본 네트워크 활동을 나타냅니다. fMRI는 이러한 신경 활동의 대사적 산물인 BOLD(Blood Oxygen Level Dependent) 신호를 측정합니다. 뇌파로는 알파파, 델타파 등이 휴지기 상태에서 주로 나타나며, 이는 특정 네트워크의 억제 또는 준비 상태와 연관이 있습니다. Merzenich 등 일부 뇌과학자들은 자발신경활동이 단순한 ‘노이즈’가 아닌, 뇌의 기본 정보 처리 구조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Default Mode Network(DMN)는 휴지기 fMRI에서 꾸준히 관찰되는 대표적인 네트워크로, 자아성찰, 기억 회상, 사회적 인지 등 내적 처리와 연관된 활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휴지기에도 뇌는 정보를 조직하고, 다음 자극에 대비하는 예측 코딩(predictive coding) 기능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뇌파와 fMRI 간의 정확한 연관성은 아직 논쟁 중입니다. fMRI의 시간 해상도는 초 단위이며, EEG는 밀리초 단위의 신경 활동을 포착하기 때문에, 양자의 신호가 반드시 일대일로 대응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해석 시 두 방식 간의 해상도 차이와 분석기준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BOLD 반응의 본질과 해석상의 한계

fMRI는 BOLD 신호, 즉 혈류 내 산소농도 변화를 통해 뇌 활동을 간접적으로 측정합니다. 하지만 이 신호는 신경 활동 그 자체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 활동에 따른 대사적 반응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석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휴지기 상태에서는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미세한 신경 반응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BOLD 신호의 기원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지역에서 관찰되는 BOLD 신호 변화가 억제성 뉴런 활동인지, 흥분성 뉴런 활동인지 구분하기 어렵고, 심지어 글리아세포 반응이나 혈관 반사작용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뇌혈류 반응은 개인차가 매우 크고, 나이, 약물 복용, 수면 상태 등의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fMRI 연구에서는 신호 전처리(preprocessing)가 매우 중요하며, 잡음 제거, 정렬, 시간 보정 등 복잡한 알고리즘이 적용됩니다. 그러나 과도한 전처리나 필터링은 실제 의미 있는 신호까지 제거할 수 있어, 오히려 해석을 왜곡할 위험도 존재합니다. 또한, BOLD 신호는 뇌의 ‘활성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점의 대사 반응의 ‘결과’이기 때문에, 원인-결과적 인과관계 해석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연구자는 휴지기 fMRI를 "기능 연결성의 스냅샷" 정도로 간주하며, 시간적 연속성을 가지는 인지 처리 과정을 설명하기에는 제한적인 도구라고 지적합니다.

기능적 연결성과 신뢰도의 문제

휴지기 fMRI는 ‘기능적 연결성’ 개념을 통해 서로 다른 뇌 영역 간의 동시 활동 정도를 분석합니다. 하지만 이 연결성이 실제로 신경회로 수준에서의 직접적 연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통계적으로 상관된 BOLD 신호 간의 관계일 뿐, 신경 정보가 전달되고 있다는 보장을 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은 fMRI에서 나타나는 기능적 연결성이 과연 구조적 연결성(structural connectivity)과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검증하려 시도합니다. 일부 영역에서는 기능적 연결성과 구조적 연결성이 잘 일치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 해석의 일관성 문제가 제기됩니다. 특히 개인별 fMRI 패턴의 재현성(reproducibility)이 낮을 경우, 임상적 활용은 더욱 제한됩니다. 또한, 휴지기 fMRI에서 측정되는 신호는 매우 민감한 환경 변수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스캐너의 종류, 분석 파이프라인, 시간 길이, 분석자가 설정한 기준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는 동일한 데이터라도 연구 목적이나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최근에는 머신러닝이나 딥러닝 기반으로 휴지기 데이터를 분석해 정신질환 예측이나 개인별 뇌 네트워크 식별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석 가능성과 신뢰도 문제는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의학적 진단에 적용하기 위해선 표준화된 분석 프로토콜과 다기관 반복 연구가 필요합니다.

휴지기 fMRI는 뇌의 자발적 활동을 분석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그 해석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BOLD 신호는 신경 활동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며, 기능적 연결성 역시 구조적 연결성을 그대로 대변하지 않습니다. EEG, 신경생리학, 해부학적 연결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함께 고려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뇌 연구자뿐 아니라, 뇌훈련 프로그램, 정신건강 분석 알고리즘 등을 개발하는 이들도 이 한계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해야 합니다.